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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민중항쟁 43주기, 망월동에는 오월 광주의 분노가 봄비되어 흩날립니다≫
용인프리데일리 | 승인 2023.05.18 13:10

≪광주민중항쟁 43주기, 망월동에는 오월 광주의 분노가 봄비되어 흩날립니다≫

 

≪광주민중항쟁 43주기, 망월동에는 오월 광주의 분노가 봄비되어 흩날립니다≫

오월 영령 참배를 위해 새벽 기차를 타고 봄비가 내리는 광주에 왔습니다. 매년 오월마다 찾아왔던 광주지만, 올해는 더욱 괴로운 마음으로 망월동 묘역 앞에 섰습니다. 80년 광주로부터 43년의 시간이 흐른 오늘,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리고 헌법정신이 존중받지 못하는 퇴행이 다시 재현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월 열사들이 피로 남긴 뜻을 2023년의 대한민국이 담아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소가 터져나온 윤석열 대통령의 추념사였습니다.

오늘 망월동 묘역 앞의 윤석열 대통령의 추념사 역시 오월 정신 모독의 연속이었습니다. 산업의 혁신과 발달이 오월 정신의 계승이라는 말은, 윤석열 정권의 역사 인식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온전히 드러나는 망언일 뿐입니다. 어처구니가 없는 수준을 이제는 허탈하기까지 합니다. 때와 장소에 따라 하지 않을 말과 해야 하는 말을 구분하지도 못하는 지도자를 바라보고 있자니 실소만 터져나옵니다.

오늘 윤석열 대통령은 늘 그렇듯 또 다시 군림하고 훈계했습니다. 오월 정신을 자의적으로 재단하고 왜곡했습니다. 틀렸습니다. 광주에 올 것이라면, 오월 광주가 남긴 의미를 한 번이라도 제대로 숙고했다면, 오늘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년 오월 정신의 훼손을 방치했던 자신에 대해 겸허하게 반성하고 또 국민들께 사과했어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새기겠다는 후보 시절 공약은 어떻게 하겠다는 것입니까?

후보 시절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고 밝혔던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에도 자신의 입으로 내뱉은 약속에 대해 묵묵부답입니다. 물론 스스로 ‘윤핵관’이라 자처하는 일부 여당 지도부는 “대통령의 진정성을 믿어달라”고 강변하고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국민들의 의구심이 꺼질 리 만무합니다. 오히려 정부여당의 지난 1년의 행보가 의구심과 분노의 단초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윤석열 대통령은 정부여당에서 벌어진 지속적인 오월 정신 훼손에 대해 유감이라도 표했어야 합니다.

지난 수십년 동안 줄곧 민주주의 역사와 5·18 정신을 모독하는 것으로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온 김광동씨를 진실화해위원장으로 앉힌 장본인이 바로 윤석열 대통령입니다. 김광동 위원장은 진실화해위원장으로 임명된 이후에도 어떠한 사과나 반성을 표한 바 없습니다. 심지어 국회에 출석해서도 5·18 항쟁 당시 북한 개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터무니없는 주장을 당당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역사적 사실로 증명된 5·18 헬기 사격에 대해서도, 그는 여전히 ‘가짜 뉴스’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습니다.

김광동 위원장의 발언은 오월 광주의 진실을 바르게 세우기 위해 밟아왔던 국가 차원의 노력을 한 순간에 짓밟는 국가 폭력의 현장이었습니다. 야당과 시민사회, 그리고 광주의 비판과 분노에 공감했다면, 윤석열 대통령은 5·18 정신을 모독하는 발언 직후, 최소한 김광동씨를 진화위원장에서 파면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대통령은 모르쇠일 뿐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나서서 오월 광주에 대한 폄훼와 모독을 묵인한 것입니다.

그러니 여당에서도 민심 무서운 줄 모르고 5·18에 대한 망언과 역사왜곡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윤리위 절차가 끝나고 열린 첫 여당 최고위원회에서 김기현 대표는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지만 끝내 광주 5.18과 제주 4.3 항쟁 모욕에 대해선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피해자와 유가족을 찾아다니며 사과했던 김재원 최고위원보다 태영호 최고위원이 경징계를 받은 것 역시, 이번 윤리위에서 역사왜곡 발언은 징계의 주요 사안이 아니라는 선언입니다.

아무리 정부여당이 대통령의 ‘광주 행차’를 요란하게 생색낸다 한들, 윤석열 대통령이 진앙지인 ‘역사 쿠데타’를 가릴 수 없을 것입니다. 오월 광주 정신은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으로 국가폭력에 몸바쳐 저항했던 열사들을 기억하고 지키기 위해 함께 싸워온 국민들에게 이미 새겨져있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이 온몸으로 싸워 이룩해낸 민주주의를 감히 대통령 한 사람이 기만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광주 영령의 분노서린 봄비를 맞으며 다짐합니다.

오늘 망월동 묘역 앞에 다시 선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만 수차례, 아니 그동안 수백번 수천번 입에 달고 사는 그 자유민주주의야말로,
군부 독재에 맞선 평범한 시민들의 용기와 결단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부디 한 톨이라도 배워가실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동시에 우리 사회가 힘겹게 그러나 한 걸음씩 전진시켜온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의 가치를 짓밟고 있는 대통령에게 기대할 것이
남아있지 않다는 현실 또한 다시 무겁게 되새깁니다.

결국 또 다시 오늘, 수많은 오월 열사들의 묘 앞에서
윤석열 정권의 폭주를 멈춰 세워야 할 과제를 다시금 곱씹습니다.

1년 후 오늘, 다시 이 자리에 설 때
조금은 덜 부끄러운 마음으로 오월 광주를 맞을 수 있도록
저에게 주어진 소임을 다하겠습니다.

2023년 5월 18일
기본소득당 상임대표
용 혜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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